
2018년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평범한 부부동반 저녁 식사 모임이 한 게임으로 인해 진실 폭로의 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입니다. 오래된 친구와 부부들이 모여 휴대전화를 공개하는 단순한 규칙의 게임으로 그들이 숨겨온 비밀과 관계의 균열이 서서히 드러나며 영화가 전개됩니다. 매 장면이 주는 긴장감, 입체적인 등장인물, 그 속에 담긴 날카로운 주제는 관객의 마음속에 큰 여운을 남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요 등장인물 소개, 캐릭터별 분석, 영화의 주제까지 다각도로 살펴보겠습니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소개
이 영화에는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7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오랜 친구이자 부부, 그리고 결혼을 앞둔 연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태수(유해진)는 외과의사로 침착하고 합리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누구보다 숨기고 싶은 비밀을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태수의 아내 수현(염정아)은 냉정하고 직설적이며, 불편한 진실도 회피하지 않는 강단 있는 여자입니다. 석호(조진웅)의 직업은 변호사로 여유롭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지녔지만, 무의식적으로 권위주의적 태도를 드러내며 아내와 갈등을 빚는 인물입니다. 석호의 아내 예진(김지수)은 차분한 겉모습 뒤에 불만고 서운함을 쌓아온 인물로 휴대전화를 공개하는 게임이 진행되며 지금까지 억눌려오니 자신의 감정을 표출합니다. 준모(이서진)는 광고 회사 대표로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인물로 자신의 속내를 철저히 감추는데 능숙한 사람입니다. 준모의 아내 세경(송하윤)은 조용하고 순진한 외모와 달리 위기의 순간에 남다른 결단력을 보여주는 이 눔ㄹ입니다. 마지막으로 영배(윤경호)와 연인 세연(이지경)은 이들과는 상대적으로 젊은 커플로, 기존 인물들과 대비되는 세대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 직업,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저녁식사라는 한 자리에 모임으로써 영화는 인간관계와 심리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며 갈등과 긴장을 유발합니다.
세밀한 캐릭터 분석으로 드러나는 민낯
완벽한 타인의 캐릭터들은 모두 겉으로는 평범하고 친근해 보이지만, 휴대전화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숨겨져 있습니다. 태수는 침착하고 합리적인 외과의사로, 친구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직업적 윤리와 사적인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수현은 냉철한 논리와 강한 직감으로 상황을 주도하는 인물로 부부관계의 진실을 회피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석호는 변호사답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말재주와 유머를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두려움에 전전긍긍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진은 그동안 쌓아온 모든 불만이 폭발하며, 조용한 외적 모습 뒤에 숨겨진 솔직함을 드러냅니다. 준모는 외형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완벽주의적인 태도 속에 위선과 자기 방어를 숨기고 있고, 세경은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위기의 순간에는 주도적인 태도를 보이며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을 놀라게 합니다. 초반에 영배와 세연은 이 게임을 가볍게 여겼지만, 점차 게임 속에서 자시들의 관계마저 위태로워져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개개인이 관계 속에서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게임을 통해 이 가변이 서서히 벗겨지며, 관객이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주제 해석을 통해 살펴본 허상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우리는 정말 서로를 완벽히 알고 있는가?"입니다. 영화 속 휴대전화 공개 게임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그 안에는 대화, 사진, 일정, 검색 기록 등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수많은 비밀이 가득합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사생활이 곧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게임이 점점 진행될수록 인물들은 서로 예상치 못한 모습과 상대의 숨기고 싶은 비밀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믿어온 친밀한 관계와 신뢰가 서서히 깨져가고, 완벽한 관계라는 개념이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감독은 이를 통해 인간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포장하고 역할을 연기하며 살아가는지 적나라하게 공개합니다. 이와 동시에 영화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관계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연인, 지인에게 종종 솔직함과 투명함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적당한 비밀과 거리감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영화 끝부분에 이 게임이 실제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반전에서 더욱 명확해집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잠시동안은 '다 상상이었구나, 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렇다면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물음표 속에 빠집니다.
이처럼 영화는 인간관계의 진실과 거짓, 친밀함과 거리감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관객은 영화를 관람한 후 완벽한 관계란 실존하지 않으며, 불완전함 속에서 관계가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하는 철학적인 영화입니다. 인간 내면의 진실 속으로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