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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선에서 본 영화 동주 (청년, 일제강점기, 흑백)

by lovelyuu 2026. 1. 6.

영화 동주 포스터 이미지
네이버 영화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동주는 조선 청년 윤동주의 삶을 흑백 화면으로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억압된 시대 속에서 시라는 조용한 무기를 선택한 윤동주와 보다 직접적인 독립운동을 택한 그의 사촌이자 친구 송몽규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선택의 무게와 인간의 내면을 조명합니다. 이 작품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에도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청년과 일제강점기, 흑백 영화라는 주제를 통해 작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조선 청년이 바라본 세상

윤동주는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나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 중 스물일곱 살의 나이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친 시인이자 청년입니다. 그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작으로는 서시, 자화상 등이 있습니다. 영화 동주는 이 시인 윤동주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젊은이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윤동주는 총을 들지도 않았고 큰 목소리로 외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고 그 고통을 조용히 시로 써 내려갔습니다. 저는 그런 윤동주의 모습이 오히려 더 용감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억압 앞에서 침묵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저항한 점이 인상 깊습니다. 그의 시 속에는 그런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 윤동주는 겉으로는 조용하고 내성적이지만 시를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저항합니다.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 “그냥 살아 있기에 쓴다”는 대사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어떤 사건을 마주했을 때 말보다 글이 먼저 떠오르는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이 장면에서 공감이 컸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행동하지 않아도 글로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윤동주의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윤동주는 자신이 큰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했습니다. 그의 시 서시의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문장은 그저 이상이 아니라 그의 살아가는 자세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문장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는 그의 태도는 지금 시대에도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속 선택과 갈등

영화 동주는 윤동주와 함께 송몽규라는 또 하나의 인물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시대를 조명합니다. 송몽규는 윤동주의 사촌이자 친구이며 실제로는 무장 독립운동을 계획하다 체포된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방에서 지내며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시대를 대하는 태도는 달랐습니다. 윤동주가 시로 저항했다면 송몽규는 행동으로 나섰습니다. 영화는 이 둘을 극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각자의 선택을 조용히 보여주며 관객에게 판단을 맡깁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가 윤동주와 송몽규가 서로 다른 선택을 앞두고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갑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는 과거의 청년들이 겪은 갈등이 지금 우리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 그 선택이 옳은지 틀렸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길을 정하고 나아간다는 점에서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송몽규는 행동의 사람이었습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따라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반면 윤동주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시로 정리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저는 이 둘 중 누가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무게 앞에서 누군가는 목소리를 높이고 누군가는 조용히 글을 씁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조선 청년으로서 최선을 다해 시대를 살아냈습니다. 이 영화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그렇기에 보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과 감정을 가질 수 있는데, 저는 이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몽규와 윤동주의 갈등은 그저 청년들의 의견 차이가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낸 고통의 결과였습니다. 이 부분을 영화는 정면으로 보여주면서도 과장하지 않고 조용히 따라가며 시청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흑백으로 담은 시대의 무게와 정서

영화 동주는 흑백영화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영화가 컬러로 제작되는 시대에 흑백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영화는 화려함보다 사실성과 절제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처음엔 흑백이라는 점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점차 그 색이 없는 화면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 자체가 무채색이었기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감정도 밝고 화사하기보다는 조용하고 어두운 면이 많았을 것입니다. 윤동주의 삶은 화려하거나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조용히 시를 쓰고 책을 읽고 친구와 산책하며 세상을 고민했습니다. 그런 일상은 컬러보다는 흑백 화면이 더 잘 어울립니다. 흑백 화면은 관객이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 걸음 떨어져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 방식이 영화를 더 깊이 있게 받아들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흑백 화면은 당시의 불안한 정서와 사회 분위기를 잘 전달합니다. 어둡고 무거운 장면에서 인물들의 표정이 더 강조되고 장면의 배경이 단순해져 인물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특히 윤동주가 홀로 앉아 시를 쓰는 장면이나 송몽규가 경찰서에서 고문을 받는 장면은 컬러였다면 시선을 분산시켰겠지만 흑백 덕분에 감정이 오롯이 전달되었습니다.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흑백은 단순한 형식이 아닌 내용 그 자체였습니다.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야 했던 시대에서 감히 말할 수 없었던 청년들의 마음, 그 모든 것이 흑백이라는 방식으로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를 다 본 뒤 흑백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래 기억에 남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동주는 과거를 다룬 작품이지만 그 속에는 현재의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윤동주는 영웅이 아닙니다. 그는 아주 평범한 청년이었고 그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시를 통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증언했고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갔습니다. 저는 그 태도에서 진짜 용기를 배웠습니다. 지금의 청년들도 여러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목소리를 낼 것인지 지켜볼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영화 동주는 강요하지 않고 다만 하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자세는 다양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