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해리가 마법 세계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점점 더 자각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이자 볼드모트라는 존재의 기원을 관객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도비의 등장으로 자유와 헌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톰 리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선택과 방향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호크룩스라는 개념을 통해 무언가의 메시지를 암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비, 톰 리틀, 호크룩스 캐릭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도비: 작고 약한 존재가 보여준 진짜 용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도비는 처음엔 다소 희극적으로 등장합니다. 해리의 방에 갑자기 나타나 온갖 사고를 치며 호그와트에 가지 말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언가 절박하고 간절한 감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는 루시우스 말포이라는 어두운 가문에 소속된 하우스 엘프이며 인간 마법사들로부터 자유를 허락받지 못한 채 평생을 복종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런 도비가 해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경고를 보내고 실제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돕는다는 점은 도비가 상징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가 도비에게 특히 감동을 느낀 순간은 그가 “도비는 자유예요!”라고 외치며 울먹이는 장면입니다. 해리가 말포이의 양말을 이용해 도비를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장면은 감정 연출을 넘어서 누군가가 타인의 자유를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한 장면에 담긴 상징성은 꽤 큽니다. 마법사 세계는 겉으로는 화려하고 정의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아내는 여전히 신분제와 계층 차별이 존재합니다. 도비는 그 구조 속에서 가장 약한 존재였고 그가 자유를 얻는 순간은 그 사회가 조금이나마 균열되기 시작하는 첫걸음처럼 느껴졌습니다. 도비가 보여주는 진짜 용기는 강한 마법을 쓰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데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어린 시절 도비를 보며 그저 “해리를 돕는 귀여운 캐릭터”라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의 용기와 희생이 시리즈 전반에서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도비는 작고 초라하지만 가장 강하고 단단한 신념을 가진 존재입니다.
톰 리들: 같은 출발과 전혀 다른 선택
해리포터 비밀의 방에서 톰 리들은 호그와트의 뛰어난 학생이자 수석이었던 인물로 처음 소개됩니다. 그는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교수들에게도 신뢰받는 모범생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커다란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는 슬리데린의 후계자이며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고아원에서 자란 고독한 과거와 자신의 마법적 능력을 주변 사람들에게 사용했던 기억들, 그가 점점 인간성에서 멀어지게 되는 과정은 안타까우면서도 무섭게 다가옵니다. 해리와 톰 리들은 놀랍도록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부모 없이 자라났고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선택에서 둘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해리는 친구를 만들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며 성장한 반면, 리들은 오히려 외로움 속에서 세상을 경계하게 되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어둠의 마법에 점점 더 집착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해리가 리들의 일기장 안으로 들어가 과거의 기억을 직접 보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나는 톰 마볼로 리들이고 볼드모트라는 이름은 나 자신이 만든 것이다”라는 대사에서 그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는 듯한 강렬함이 느껴졌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저는 사람의 이름이 곧 정체성을 규정짓기도 하고 때론 탈피하고 싶은 과거를 지우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가 악이라는 개념을 너무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말하고 그 이유가 모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더 강한 자의 질서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포장되어 있어 무서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악하다는 자각조차 없고 오히려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톰 리들은 어둠 그 자체라기보다 인간 안의 극단적인 고립과 증오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를 완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지만 그 선택의 책임은 그에게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호크룩스: 죽음을 피하려는 욕망의 그림자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등장하는 톰 리들의 일기장은 단순한 유령의 흔적이 아닙니다. 일기장은 살아 있는 기억이자 의지를 가지고 사람을 조종하고 해를 입힐 수 있는 존재입니다. 처음 이 설정을 봤을 때 저는 마법 세계의 마법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고 현실과 가까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저 “마법이 멋지다”는 감상보다는 마법이 잘못 쓰일 경우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영호는 보여줍니다. 이 일기장은 후속작에서 호크룩스로 밝혀지며 볼드모트가 불사의 존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나누어 물건에 저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 설정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피하려고 자신의 영혼을 찢는다는 것과 그리고 그것을 여러 물건에 담는다는 개념은 그 인간이 얼마나 죽음을 두려워했는지와 또 인간성을 상실해 가며 어떤 선택까지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호크룩스 설정이 해리포터 세계관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죽지 않기 위해서 영혼을 나눈다는 선택은 마법이 기술일 뿐만 아니라 철학과 윤리, 존재에 대한 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볼드모트는 스스로를 가장 강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오히려 인간으로서의 감정과 존엄을 버렸고 그 대가는 호크룩스를 파괴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해리는 일기장이라는 형태로 호크룩스를 처음으로 파괴하게 됩니다. 해리는 이 물건이 누군가의 기억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그것을 두려워합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끝내 그 안에 있는 어둠을 무너뜨리는 해리의 모습은 단순히 용기 있는 행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해리의 첫 번째 영웅적인 선택이자 어둠과 맞서 싸우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외적으로는 바실리스크라는 괴물과의 싸움과 톰 리들의 음모, 호그와트의 혼란 등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선택과 내면의 공포, 성장이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도비는 용기를 통해 자유를 얻었고 해리는 과거와 마주하며 진실을 알게 되었으며 톰 리들은 그 어두운 과거 속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갔습니다. 이 이야기를 다시 보고 나니 어릴 땐 이해하지 못했던 복잡한 감정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리가 멋진 마법으로 악당을 이긴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각 인물이 가진 상처와 선택이 모여 만든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용기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